양파를 썰면 눈물이 나고, 목욕을 오래 하면 손끝에 주름이 생깁니다. 탄산음료는 흔든 뒤 열면 거품이 솟아오릅니다.
익숙한 일이지만 이유를 설명하려면 잠시 생각하게 됩니다.
이러한 생활 속 궁금증에는 물질의 성질과 몸의 반응, 주변 환경이 함께 작용합니다. 원리가 비교적 잘 알려진 현상도 있고 아직 연구가 이어지는 현상도 있습니다.
일상에서 만나는 10가지 현상을 통해 무엇이 밝혀졌고 어디까지 조심해서 해석해야 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1. 다른 사람의 하품을 보면 왜 따라 할까?
다른 사람의 하품을 보거나 소리를 들은 뒤 자신도 하품하는 현상을 ‘전염성 하품’이라고 합니다.
질병이 옮는다는 뜻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행동이 자극이 되어 비슷한 반응이 나타난다는 표현입니다.
정확한 원리는 아직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주의와 사회적 관계, 뇌의 반응 등이 연구되고 있습니다.
공감 능력으로 설명하는 이야기도 있지만 결과가 일관되지는 않습니다. Duke 연구에서도 전염성 하품의 개인차를 공감 능력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따라서 하품을 따라 하지 않는다고 공감 능력이 부족하다고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2. 물에 손을 오래 담그면 왜 주름이 생길까?
목욕 후 손가락 끝이 쭈글쭈글해지는 현상은 피부가 물을 흡수했다는 설명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손발 끝의 물에 의한 주름에는 자율신경계와 혈관 수축이 관여합니다. 피부 아래 조직의 부피가 줄면서 표면에 주름이 생기는 것입니다.
젖은 물체를 다루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다만 특정 실험에서 확인된 이점과, 그 기능 때문에 진화했다는 설명은 구분해야 합니다.
익숙한 손끝 주름도 단순히 물에 불어 생기는 현상만은 아닌 셈입니다.
3. 양파를 썰면 왜 눈물이 날까?
양파를 자르면 세포가 손상되면서 따로 있던 물질과 효소가 반응합니다.
이 과정에서 눈을 자극하는 휘발성 물질이 만들어집니다. 물질이 눈에 도달하면 자극에 대한 반응으로 눈물이 나옵니다.
즉, 양파를 볼 때의 감정 때문이 아니라 화학적인 자극에 따른 눈물입니다.
양파를 썬 손으로 눈을 비비면 자극이 더해질 수 있으므로 손을 씻는 것이 좋습니다. 칼을 사용하는 동안에는 눈이 불편하더라도 손으로 눈을 만지지 마세요.
4. 겨울에는 왜 문손잡이가 더 따끔할까?
겨울에는 건조한 환경에서 몸이나 물체에 전하가 남기 쉬워집니다.
걷거나 의자에서 일어나는 과정에서 전하 불균형이 생기고, 금속 문손잡이에 가까이 갔을 때 빠르게 방전되면 따끔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추위가 전기를 새로 만드는 것은 아닙니다. 전하가 쌓이고 빠져나가는 조건이 달라지는 것입니다.
손잡이에 닿기 직전 불꽃이 생기는 이유와 겨울철 습도의 영향은 아래 글에서 자세히 설명합니다.
정전기는 왜 겨울에 더 심할까? 문손잡이를 만지면 따끔한 이유와 예방법
5. 얼음은 왜 물 위에 뜰까?
일반적인 얼음은 액체 상태의 물보다 밀도가 낮습니다.
물이 얼면서 물 분자들이 비교적 빈 공간이 많은 결정 구조를 이루기 때문입니다. 같은 질량을 비교하면 얼음이 더 큰 부피를 차지합니다.
그래서 얼음을 물에 넣으면 일부가 물 밖으로 나온 채 떠 있습니다. USGS도 얼음의 결정 배열과 낮은 밀도로 이를 설명합니다.
호수의 결빙에는 물의 밀도 변화와 열 이동도 함께 관여합니다. ‘얼음이 가벼워서’라는 말보다 ‘같은 부피에서 질량이 더 작아서’라고 이해하면 정확합니다.
6. 비가 내리기 시작하면 왜 흙냄새가 날까?
마른 땅에 비가 내릴 때 나는 특유의 냄새를 흔히 ‘페트리코르’라고 부릅니다.
토양 미생물이 만드는 지오스민과 식물 유래 성분 등이 관련됩니다.
빗방울이 다공성 표면에 떨어질 때 작은 공기방울이 생겼다가 터지면서 미세한 물방울을 공기 중으로 내보낼 수 있습니다. MIT 연구는 이 과정이 냄새 성분을 퍼뜨리는 경로가 될 수 있음을 설명합니다.
비가 도착하기 전에 냄새를 느끼는 경우에는 주변에서 먼저 비가 내리거나 바람이 냄새를 운반하는 등 다른 조건도 살펴봐야 합니다. 냄새만으로 강수 시점을 정확히 예측할 수는 없습니다.
7. 모기는 왜 특정 사람에게 더 끌릴까?
모기는 사람을 찾을 때 숨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와 피부 냄새, 열 등 여러 신호를 이용합니다.
사람마다 내보내는 신호가 다르고, 운동 여부와 주변 환경도 달라 접근 정도에 차이가 생길 수 있습니다.
다만 눈에 보이는 물린 자국 수가 실제 물린 횟수와 항상 일치하는 것은 아닙니다. 물린 뒤 피부 반응도 사람마다 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혈액형이나 ‘피가 달다’는 설명 하나로 특정 사람이 더 많이 물리는 이유를 정하기는 어렵습니다.
8. 탄산음료를 흔들고 열면 왜 넘칠까?
탄산음료에는 높은 압력 아래 이산화탄소가 녹아 있습니다.
용기를 흔들면 내부에 작은 기포가 액체 곳곳으로 퍼질 수 있습니다. 뚜껑을 열어 압력이 낮아지면 이산화탄소가 기포로 빠져나오고, 기포가 커지면서 액체를 위로 밀어 올립니다.
흔들어서 이산화탄소가 새로 만들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이미 들어 있던 기체가 빠르게 나오는 조건이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흔든 음료는 바로 열지 말고 안정시킨 뒤 사람의 얼굴을 향하지 않게 개봉하세요. 캔을 두드리는 등의 요령이 넘침을 항상 막아주는 것은 아닙니다.
9. 뜨거운 물이 먼저 언다는 말은 사실일까?
처음에 더 뜨거웠던 물이 특정 조건에서 더 빨리 얼 수 있다는 이야기는 ‘음펨바 효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물의 결빙 실험에서는 조건과 판정 기준이 매우 중요합니다.
처음 얼음이 생기는 시점을 비교하는지, 전체가 어는 시점을 비교하는지에 따라 결과 해석이 달라집니다. 증발과 과냉각, 용기와 냉동고의 접촉 상태 등도 영향을 줍니다.
물의 결빙에서 이 현상이 얼마나 재현되는지에 의문을 제기한 연구도 있습니다. 따라서 ‘뜨거운 물은 찬물보다 빨리 언다’를 일반 법칙으로 외워서는 안 됩니다.
집에서 얼음을 빨리 만들기 위해 뜨거운 물을 사용하는 요령으로 받아들이는 것도 적절하지 않습니다.
10. 잠들기 직전에 왜 몸이 움찔할까?
잠으로 넘어가는 순간 팔이나 다리, 몸이 짧게 움찔하는 현상을 입면 경련 또는 수면 시작 움찔이라고 부릅니다.
이런 움직임은 건강한 사람에게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NINDS도 잠들 무렵의 움찔함을 정상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근간대경련의 예로 설명합니다.
떨어지는 듯한 느낌이 함께 들 수 있지만, 몸의 모든 움직임을 같은 현상으로 볼 수는 없습니다.
반복되어 잠을 심하게 방해하거나 깨어 있을 때도 움직임이 나타난다면 의료진에게 확인받는 것이 좋습니다. 발생 시점과 빈도를 기록하면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과학적으로 밝혀진 설명과 가설은 어떻게 다를까?
얼음이 물에 뜨는 이유처럼 물질의 성질로 설명할 수 있는 현상이 있습니다.
반면 전염성 하품의 정확한 기능처럼 여러 가설을 검토하는 주제도 있습니다.
‘연구에서 이런 결과가 나왔다’는 말이 모든 사람과 상황에서 같은 결과가 나온다는 뜻은 아닙니다. 특정 실험의 결과와 일반적인 법칙을 구분해야 합니다.
생활 과학 정보를 볼 때는 원리뿐 아니라 설명이 적용되는 조건도 함께 살펴보세요.
핵심정리
생활 속 궁금증은 몸의 반응부터 물질의 구조와 압력까지 다양한 과학으로 이어집니다.
양파의 눈물과 탄산 거품은 물질의 반응과 이동으로, 얼음의 부력은 밀도 차이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하품의 전염과 뜨거운 물의 결빙처럼 아직 해석과 조건을 주의해서 살펴야 하는 주제도 있습니다.
익숙한 현상에 ‘왜?’를 묻되, 흥미로운 설명 하나를 모든 상황에 적용하지 않는 태도가 중요합니다.
참고할 연구·공식 자료
하품의 전염과 공감 능력의 관계를 단정하기 어려운 이유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Newcastle University — 물에 의한 손가락 주름 연구
주름진 손가락으로 젖은 물체를 다룬 실험을 소개합니다.
얼음이 물에 뜨는 이유를 설명합니다.
빗방울이 토양 표면의 물질을 공기 중으로 퍼뜨리는 과정을 설명합니다.
Scientific Reports — 물의 음펨바 효과를 검토한 연구
결빙 실험의 조건과 재현성 문제를 다룹니다.
수면 시작 움찔을 포함한 움직임에 관해 설명합니다. 참고 자료는 영어입니다.